냉장고 빈자리 메우기
이번에 내밀게 된 도전장은 뭘 잘 모르고 덤벼든 케이스라고 봐야 맞을 것입니다.
조립가구 조립하듯 하면 되겠지? 그저 어렴풋이 생각하고 덤볐다가 생각 밖으로 일이
많아 어려웠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군요ㅠ.
실력은 아직 조립가구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데 가끔 호기가 더 해져서 스스로
난관에 봉착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함 사진을 보실까요?
부엌 한켠인데요. 작업 중에 찍어 둔 것입니다.
이것 하나 처리한다고 과장 안 하고 안팎으로 오가길 십수번...
이유요?
1.연장 가지러 오가느라..
2. 재료 찿느라
3. 조금 자르고 다시 자르고
정말 이런 맛(멋이 아니고)으로 DIY를 하는 것일까?
회의적인 생각이 쬐끔 들 때도 있었습니다.
이런 순간이 없었다면 새빨간 거짓말이겠지요?
배경을 조금 설명을 드리면 이렇습니다. 지금 눈에 전개된 빈자리가 헌 냉장고가
있던 자리입니다. 식기세척기 크기의 냉장고 빈자리라서 크기는 아담합니다.
여기에 다시 새 냉장고를 투척하면 끝날 일이지만
플랜이 바뀌어 이 공간은 죽이는 것으로 결론이 나면서 사건이 접수된 것입니다.
사건이 접수되면 일단 군소리 없이 처리하는 편입니다^
검은 봉지위에 쌓인 것은 벽면과 바닥을 정리한 쓰레기입니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부엌에 먼지가 날리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스프레이로 물을 뿌려가면서 작업합니다.
오른쪽 벽면에 붙은 네모난 나무조각은 문을 닫을때 멈추게 하는
스톱퍼 역할을 위해 새로 만들어 붙인 것입니다.
플랜이 바뀌어 공간을 죽이기로 한 이유를 좀 더 설명하기 위해
그에 앞서 있었던 상황을 소개하겠습니다.
유럽형 가전특성
유럽의 가정집에 설치된 가전제품 예컨데 세탁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식기세척기는
모두 규격이 비슷하더군요. 싱크대에 매입이 될 수 있는 규격제품을 선호하기 때문인가
봅니다. 지금도 주택과 아파트 대다수가 비슷한 실정입니다.
다만 냉장고의 경우 상황이 점점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요?
시장에 가보고 알 수 있었지요.
예컨데 국내 하이마트와 같은 성격의 대형 전자제품매장이라 할 수 있는
메디아마르크트(Media Markt) 매장에 나가 보니 전시제품들 가운데 냉장고는
과거에 비해 규격이 큰 대형 냉장고가 눈에 많이 띄었기 때문입니다.
전자제품 매장에서 마주친 냉장고 들 가운데 마음에 들었던 몇가지 제품 중 하나입니다.
이 제품은 보쉬(Bosch) 것인데 이렇게 보면 양문형 같지만 실은 독립된 냉장고와 냉동고!
두 제품을 함께 설치하면 자연스럽게 양문형으로 되겠지요? 키(높이)도 그리 크지 않아서
여성 들에게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매번 깨끼발을 듸딜 필요가 없겠지요?
이 제품도 보쉬 것인데 다른 점은 타워형 설계입니다.
용량은 냉장 249리터 냉동 88리터 합쳐도 350리터가 채 안 됩니다.
에너지등급
작은 냉장고만 갖고 있다가 큰 냉장고로 바꾸면서 눈여겨 본 것은 에너지등급입니다.
유럽도 에너지 단가가 높아서 전기료 가스료 장난 아니거든요...ㄷㄷ
연간전기소모량156kW!
또 한가지는 소음치. 38dB.
LG의 타워형 냉장고입니다.
그런데 최종구입은 이 제품으로 결정!
높이가 좀 높아서( 2m 가 넘어요) 여성에게 불편할 수 있는 점 말고는 보쉬제품에
필적하는 것 같아요. 또 한가지는 전기료가 문제인데 대신 문열고 닫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여야겠지요? 아마도 F1 경기의 핏스톱 수준으로 갈고 닦아야 할 듯...
문 열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자! 뭘? 꺼낼지.
다소 구호 같은데요? 그런데 안 지켜질 것이 뻔해요. 열고서 생각하니까요.
아무튼 이번에도 고장난 냉장고를 교체하면서 기존 규격보다 큰 제품을 구입할
예정이기 때문에 빈자리를 메울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대형 냉장고라고 하지만 국내에 비하면 대형도 아니지요. 국내는 양문형이 대세인 것
같던데 네델란드는 양문형이 별 인기가 없는지 매장에도 2-3개 정도만 전시가 되어있고
나머지는 모두 클래식 타입의 단문형 혹은 타워형으로 문 2개가 달린 냉장고가
대부분입니다.
배경설명
우리집 사정을 좀 얘기한다면 부엌에 쓰던 냉장고가 모두 3개 였습니다.
엄청 많은 것 같지만 위에 언급한 것처럼 2개는 세탁기나 식기세척기 크기이다 보니
2대를 합쳐도 300리터급도 안 되었던 같습니다. 또 구입 할 때부터 한 대는 냉장고
다른 하나는 냉동고를 들여 놓았습니다. 나머지 1대는 전에 살던 집주인이 두고 간
냉장고인데 폭이 좀 좁은 규격외 특별제품으로 작은 냉장고와 비교시 높이만 30% 정도
더 큽니다. 이 세(3) 제품이 세월이 지나면서 하나 둘 동작을 멈춰버리는 바람에
방을 뺀 것입니다.
다른 것 보다 현장여건이 특별합니다. 폭이 60센티가 채 안 되기( 57.5센티) 때문에
이공간에 딱 맞는 냉장고를 찿는 것부터가 쉽지 않습니다. 앞서 있던 것은
바우크네흐트(Bauknecht) 제품인데 몇십년전 모델이 있을리도 없고요. 물론 다른 대안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찿기 어려운 것은 현실입니다.
그래서 이곳을 차라리 식자재 저장공간으로 활용키로 결정하였고 바로 사건 접수!
냉장고 두 대가 빠져서 빈공간 가운데 이쪽을 먼저 처리한 후에 나머지 작은 냉장고
쪽도 해결하려고 합니다.
세번째 냉장고는 냉동실만 있는 냉동고인데 처음부터 외부에 둔 것이라 고장과
함께 방을 뺐고 그자리는 타워형 삼성 냉장고로 채웠습니다. 문제는 이 삼성냉장고가
갑자기 냉장기능만 안 되는 급한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현지 서비스데스크 직원에게 사정을 말한 후 7-8년 가까이 되었다니까 5년이 넘으면
보증도 안 되고 이미 감가상각이 된 상태라 추가로 사람을 부르고 하면 부품 및 수리비
감안 할 때 새로 구입하는게 좋겠다는 그런 교과서 적인 조언을 들려 줍니다.
음.. 조언이라곤 하지만 그동안 국내건 해외건 냉장고는 한 번 사면 평균 10수년 길게는
20년 이상도 넉근히 썼던 것 같아 조금 이해가 안 되었습니다. 아무튼 상황이 급하긴 해서
새로 냉장고를 들였지만 이번엔 LG로 바꿨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얼음이 녹고 보니까 고장이 난게 아니라 얼음이 냉기구를 막아서
일시적으로 냉장기능이 안 된 것이더군요.
그래서 삼성은 현재 예비 냉장고로 보유!
그건 그렇고 새로 산 냉장고 역시 저 두 곳의 빈자리에는 들어갈 수 없는 타워형
냉장/냉동고였고 결국 두 공간 가운데 첫 타자는 아래 사진과 같이 해결지었습니다.
처음엔 미니팬트리 공간이지만 이동형 선반을 2개 만들어 작업하려고 했는데
집에서 간단한 설계로 이용하기에만 편한 공간이면 된다는 조언에 공감하고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끝내기까지 연 이틀간 뚝딱뚝딱 거릴 줄 몰랐습니다. 일단 일은 마쳤고
주로 사용할 안사람이 오케이! 했으니 그걸로 대만족입니다^^
위쪽 콤비마그네트론과 같은 색상으로 하느라 흰색판넬로 처리하였습니다.
크기도 얼마 안 되는데 생각보다 문이 무겁더군요...
내부는 알루미늄 판재로 부분 마감처리하고 내부공간은 나무로 된 선반을 폭을 줄여서 설치
문기둥과 문은 허접한 판넬 한짝 씩이 전부라 경첩을 나비형 대신 매입형으로 결정!
이 문을 달면서 처음으로 대패질을 해봤네요. 대패를 사놓고 언제 쓰나 했더니...
사진을 찍을 겨를이 없어 작업전 1장 작업후 1장만 있네요 ㅠ
그 밖에 작업과정에 겪은 소소한 일화가 있지만 묻어 두겠습니다.
현장여건
두번째 작업이 오늘의 화제인 작은 냉장고 빈공간을 메우는 것인데..
이곳은 사실상 싱크대를 원상복구하는 차원이라 생각이 됩니다. 왜냐면 빈공간을
활용하지 않고 죽은공간으로 놔 둘 생각이기 때문이지요. 다행인 것은 과거 집주인이
냉장고 설치 한 후에 원래 있던 싱크대 문을 버리지 않고 두고 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
찿아다 막기만 하면 될 줄로 알고 문제없다고 쉽게 답했고 그래서 도전이 아닌 '고전'이
또 시작 된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문짝을 찿아 와 현장에 대입해보니까...
상황이 여의치가 않았습니다. 모두 새로 만들어 붙여야 하는 일종의 난감한 상황이더군요.
첫째 문 높이가 싱크대 상판까지의 높이 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이유는 싱크장의
스커트라고 하나요? 싱크장 아래 걸레받이처럼 생긴부분 현장여건은 이렇게 막힌부분
높이만큼 문을 띄워서(높여서) 달아야 전체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상황.
다시 말해서 아래 스커트 부분을 별도로 제작을 해야 하는데 현장여건은 바닥과 벽면에
단차도 존재. 이유는 매입공간은 바닥타일과 벽면타일 마감이 제외 되었기 때문
둘째 문을 닫았을 때 문이 멈춰야 하므로 스톱퍼가 새로 설치되어야 했고
셋째 문을 달기 위해선 경첩을 달아야 하는데 현장여건에 맞추려면 싱크용 경첩이라야 가능
아무튼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지만 덤볐으니 임전무퇴의 자세로 직진보행을 합니다!
작업과정
관련사진과 설명입니다.
경첩은 이런식으로 오려서 부착!
시공 후 문짝을 붙인 후 사용해 보니 문제가 없었습니다.
내부 끝마무리는 청소 및 벽면과 바닥 단열처리.
좀 떨어져서 보면 이렇습니다.
이제 조금만 더 참고 가면 끝이 보입니다.
조그만 작업 하나 하는데도 이것저것 필요한게 한 두가지가 아니더라는..ㄷㄷ
문짝이 오크원목이라 엄청 무겁더군요 ㅠ 바닥재처럼 일부만 원목을 쓰고 일부는
좀더 가벼운 자재로 처리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작업자 입장에선 말이지요.
완성
종일 부스럭거린 결과를 보여드려야겠지요?
완성 된 모습입니다.
이쯤에서 철수.. 왼쪽의 물병은 현장 먼지 비산방지용 물스프레이어입니다.
사진이 좀 안습이긴 한데 일과 씨름하는데 집중하다 보니 몇 장 못찍었어요 ㅠㅠ
아.. 반응이 어땠는지 궁금하시다고요?
ㅎㅎ 바로 지적사황이 하나 들어 왔습니다. 왼쪽 문짝과 간섭이 좀 있더군요.
오른쪽 문은 사용하지 않고 있으므로 불만사항을 접수만 받아두고
그 뒤로 방치(?)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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